닮은 꼴 역사 인물 2편: 노자와 소크라테스
중국 역사 속 인물과 똑 닮은 인물을 서양 역사에서 찾아보는 <닮은 꼴 역사 인물> 시리즈입니다.
만약 소크라테스와 노자가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언어 장벽은 논외로 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친 이 두 성자가 남긴 말에는 그 큰 지혜만큼이나 깊은 내포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재미를 위해, 고대 야외 시장에서 노자와 소크라테스가 만났다고 가정하고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그들의 유명한 격언을 빌려 상상해봅니다.
이들이 남긴 말을 통해, 인간 세상의 번잡함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관점이 얼마나 비슷한지 한 번 확인해보세요. 물론, 약 2,500년 전 노자와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환경과 청중은 서로 달랐지만요. 그럼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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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는 것을 보고는 말했습니다. “가장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만족은 본디 천부적인 부(富)입니다”
그러자 노자가 긴 수염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끄덕였죠. “만족하는 사람이 부자이지요”
상인들의 호객행위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소크라테스는 웃으며 말합니다. “침묵은 심오한 멜로디입니다. 그 모든 소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말이지요”
“고요할 때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서 우주의 닻을 발견할 수 있지요” 노자가 맞장구를 쳤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가 덧붙이자,
“타인을 아는 것은 영리한 것이고, 자신을 아는 것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니”라고 노자가 말합니다.
지나가던 한 귀족이 대화를 엿듣고는 두 사람이 현자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이 귀족은 부유했지만 우울함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사들여 행복해지려 했죠. 하지만 그렇게 얻은 행복은 덧없었습니다. 그는 두 현자에게 다가가 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가르쳐달라고 청했습니다.
한숨을 내쉬며 노자가 말했습니다. “당신의 행복이 돈에 달려 있다면, 당신은 결코 스스로 행복하지 못할 것이오”
소크라테스는 이 귀족을 위로하며 말했죠. “행복의 비밀은 말이오. 무언가 더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덜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소”
귀족은 이 단순한 진리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깨어나 인생관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두 현자께 감사를 드리고는,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그의 길을 계속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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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에서 각각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는 노자와 소크라테스는 보편적인 진리를 설파했습니다. 이들의 가르침이 지닌 유사성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깊이 음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심지어 ‘모름’에 대한 인식조차 비슷했죠.
노자: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덕이오,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병이다”
소크라테스: “유일하게 참된 지혜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들은 겸손했지만, 배울 점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 고대의 두 성자는 내면을 향하여 주의를 집중했습니다. 두려움과 욕망을 극복함으로써 심성을 수양하고 극기에 도달할 수 있었지요.
이렇게 말이에요.
노자: “수수하게 드러나고, 소박함을 받아들이며, 이기심과 욕망은 줄일 지니라”
소크라테스: “욕구가 적을수록 신과 닮아간다”
혹시 다음에 누군가와 갈등을 겪게 된다면, 여러분의 주의를 바깥이 아닌 안을 향해 집중해 보세요. 상대방의 잘못을 찾기보다, 나 자신의 잘못을 찾아보는 거죠. 해낼 수 있다면, 현자가 되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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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 주나라가 쇠퇴할 무렵, 노자는 서역으로 총총히 길을 떠나 사라졌습니다. 떠나기 전에 그는 5천언의 도덕경을 후학들에게 남겨 그들로 하여금 익히고 실천하게 하였지요.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399년 전,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신에 대한 불경죄와 “청년들을 타락시킨 죄”로 사약을 받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평생 그가 가르친 진리를 수호하며 제자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남겼지요.
소크라테스: “나는 아무에게도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다. 나는 그들을 단지 생각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노자: “아는 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리샤이 레미시 (Leeshai Lemish)
사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