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추는 춤
지난 일요일, 우리는 뉴욕주립대 퍼체스 칼리지에서 열린 NTDTV 제4회 전 세계 중국고전무용대회에서 공연했다. 이 대회는 션윈의 미디어파트너 NTDTV가 주최하는 대회 시리즈 중 하나로, 매년 결승전이 끝난 뒤 우리 공연이 이어지는 것이 하나의 전통이 됐다. 공연 전 나는 운 좋게도 결승 무대를 보게 됐다.
관람하면서 올해 경쟁자들의 테크닉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불가능할 법한 동작을 우아하고 가볍게 해내는데 나도 모르게 관중을 따라 "와" 하고 탄성이 나왔다. 여성 참가자들은 다리를 쭉 뻗어 머리를 쓸듯 지나는데 그렇게 고요한 모습일 수 없었고, 남성 참가자들은 대담하게 뛰어올라 엄청난 높이에서 360도 백플립을 선보였다.
제4회 NTDTV 주최 전 세계 중국고전무용대회 장면 |
이 대회는 션윈예술단 단원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로 구성된다. 나는 종종 그들이 무대 뒤 심지어 호텔에서 쉬면서도 연습하는 것을 봤다. 예술에 대한 그들의 헌신은 실로 감탄할 만했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올해 대회는 자유연기가 참 인상깊었다. 중국 고전무용의 정수를 참 잘 포착한 것 같았다. 중국 고전무용가는 신법(身法, 동작의 운동노선)과 신운(身韻, 예술적 정취)에 의거해 풍부한 어휘와 표현력을 발휘한다. 생생한 디테일로 캐릭터와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한계가 없을 정도이다.
참가자들의 작품은 주로 중국의 신전(神傳)문화와 5,000년 역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대회를 참관하면 마치 역사 속 인물이 되살아난 현장을 보는 것 같다. 관중으로서 신비의 땅으로 이동해 옛 왕조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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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리·윌리엄 리가 공연한 ‘칠보성시(七步成詩)’. |
가장 기억에 남는 춤은 릭 리·윌리엄 리(형제는 아님)의 ‘칠보성시(七步成詩)’였다. 이 무용은 조조의 두 아들 간에 있던 가슴아픈 투쟁을 묘사했다. 조비는 태자였지만 동생 조식의 재능을 시기했다. 조비는 조식을 모함하려고 그를 불러 자신이 일곱 걸음을 걸을 동안 시 한 수를 지으라고 명했는데, 조식의 응답은 이렇게 재치있었다.
콩깍지에 불붙여 콩 삶으니(煮豆燃豆萁)
솥 안에서 콩이 우는구나(豆在釜中泣)
본디 한 뿌리에서 났건만(本是同根生)
왜 이리 들볶아야 하는가(相煎何太急)
이 시를 들은 조비는 동생을 질투한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어쨌든 동생 조식은 형 조비의 권력욕 때문에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나는 이 시는 물론, 두 무용수의 뛰어난 호흡과 표현력에 매료됐다. 음악도 조용하고 슬픈 멜로디에서부터 형제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부분의 알레그로에 이르기까지 무용을 적절하게 보조했다. 형의 내면이 형제의식과 권력 사이에서 싸우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대회를 보고 중국 고전무용에 대한 통찰력이 깊어진 것은 물론 역사적인 중국 인물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됐다. (그저 무용을 관람했을 뿐인데 역사수업을 받는 효과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이어지는 NTDTV 대회는 중국판 ‘철인 요리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달 말 타임스퀘어에서 열린다고 한다. 혹시 사회자 대회가 열릴 일은 없을까? 그러면 애드리브나 각 언어 별 어려운 발음 하기에 있어서 고수 중의 고수들이 모일텐데 말이다.
켈리 웬 (Kelly Wen)
사회자
2010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