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족 무용
청나라 수도 베이징 중심에 자리한 ‘금지된 도시’ 자금성에는 ‘거거(格格)’라 불리는 젊은 여인들이 살았다. 거거는 아가씨를 뜻하는 만주어를 중국어로 옮긴 말로 공주나 귀족 가문의 딸을 일컬었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거거들은 우아한 자태와 탁월한 패션 감각으로 칭송 받고 있다.
청나라(1644-1911)는 황제 통치가 이뤄졌던 중국의 마지막 왕조이자 유일하게 한족 다음으로 큰 민족인 동북의 만주족이 중원을 다스렸던 시기였다. 오늘날 전해지는 거거무(格格舞)는 청나라 전성기인 건륭(乾隆 1736-1795) 황제 시절의 궁중에서 유래했다.
거거무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들의 차분한 균형감각과 화려하게 꾸민 의상이다. 정교한 머리장식, 장식 술, 손수건, 그리고 독특한 굽 높은 신발이 의상에 포함된다.
청나라 여성들은 발을 묶는 전족을 하지 않았다. 대신 굽 높이가10cm정도되는 ‘화분신발(花盆鞋)’을 신었다. 화분 신발은 굽이 신발 바닥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 신발 몸체는 비단으로 만들며 화려한 꽃무늬 자수로 장식했다. 하지만 이 꽃무늬에서 이름이 유래한 것은 아니고, 신발 자국이 꽃 그릇 모양 같다고 해서 화분신발이라 불렸다. 또 지나간 자리에 말발굽 같은 자국이 남아 ‘말발굽신발(馬蹄底鞋)’이라는 다소 우아하지 못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화분신발을 신고 균형을 잡기 위해 여성들은 팔을 앞뒤로 부드럽게 움직이며 종종 걸음을 걸어야 했다. 화분신발을 신고 춤을 출 때, 특히 거거의 그 유명한 우아한 자태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과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2018년 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