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 션윈 수석무용수 루나 위

매그니피상스 (Magnifissance)는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발행되고 있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잡지이다. 매그니피상스는 동서양 두 전통에 담긴 아름다움과 품격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공유함으로써 동서양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매그니피상스는 이번 호에서 션윈 수석무용수 루나 위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루나 위는 2017년부터 션윈과 함께 하고 있다. 2018년 NTDTV 주최 국제 중국고전무용대회에서 여성 주니어 부문 3위를, 2021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매그니피상스 특집 기사: 아름다움이 영혼을 깨우다

위대한 예술은 그 자체로 높은 품격을 지닌다. 높은 가격이나 사회적 지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최고 경매 가격도 고전 회화나 조각 등 순수 예술 작품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지고지상한 아름다움은 물질세계를 초월한다. 고전 예술 작품이 주는 감각 체험과 신비로움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증폭되곤 한다.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간 여러 세대가 공유하는 경험이 예술의 의미를 더욱 깊이 만들고 있다.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이해하고, 정신적 의미를 찾는 여정에 영감을 주고 있다.

유례가 없는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이 시대에 다양한 예술 장르가 혼합되고 있고 예술을 발견하고 바라보는 능력도 새로운 높이에 다다랐다. 하지만 예술과의 연계,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능력은 희석되었다. 중국 대륙을 예로 들어보자. 마오쩌둥이 이끈 문화혁명(1966-1976)의 시작과 함께 많은 고전예술들이 유기되었고 중국 문명을 수립해 온 수많은 기술과 내포는 거의 상실되었다.

2006년 일단의 중국고전예술 분야 예술가들이 미국 뉴욕 주에 션윈예술단을 설립했다. 이들은 예술적 자유를 누리며 이 오랜 유산을 탐색하고자 했다. 그리고 신이 전한 문화(神傳文化)라고 일컬어지는 중국 문화를 복원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여정을 시작했다.

션윈은 현재 매년 세계 곳곳에서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션윈 오케스트라는 동서양 악기를 함께 편성해 자신들만의 참신한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무용수들은 거대한 디지털 스크린을 무대 배경으로 삼아 옛 영웅과 전설을 무대에서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세계적인 유명인들과 전문가들이 션윈은 세계 최고의 공연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팬데믹으로 인한 오랜 공백기 끝에 마침내 션윈이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3년 전 무용수 루나 위는 마침내 션윈 수석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루었다. 수년에 걸쳐 공부하고 수백 회 공연 무대를 가지면서 루나 위는 예술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작품이 지닌 의미를 구현하고 관객들이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높은 미적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중국 고전무용이 지닌 미적 기준은 무엇인가? 루나 위는 오래 전 소실되었다가 션윈 예술감독 D.F.가 되살려낸 오래된 테크닉에 있다고 말한다.

탁월한 무용 기술의 재발견

션윈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국고전무용, 무술, 오페라 무용은 모두 고대 중국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예술 장르들은 서로 겹치는 동작과 자세(신법, 身法), 그리고 내적 표현(신운, 身韻)를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배워왔다. 신법의 개념 안에는 두 가지 특별한 무용 기법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루나 위가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두 가지 비결이다. 하나는 ‘몸이 손을 이끌다(身帶手)’는 것으로, 수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왔지만 오늘날 션윈을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기법이다. 다른 하나는 훨씬 더 발전된 기술이지만 이전에는 사라졌던 기법으로 ‘골반이 다리를 이끌다(胯帶腿)’로 불린다.

두 기법 모두 몸의 움직임이 중심에서 시작하여 팔다리로 퍼져나가면서 팔과 다리가 무한히 뻗어나가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상체의 경우, 어깨 사이에서 힘이 시작되어 손가락까지 부드럽게 뻗어나간다. ‘골반이 다리를 이끈다’의 경우 동작은 허리에서 시작하여 골반을 거쳐 다리로 이동한다.

무용은 몸의 예술이며, 이러한 신법을 통해 팔다리의 움직임을 길게 늘임으로써 무용수는 신체를 사용하여 더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자연스러운 동작을 연출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자기 통제에서 시작된다

‘몸이 손을 이끌다’와 ‘골반이 다리를 이끌다’라는 수준 높은 신법을 구사하기 위해 무용수는 먼저 뛰어난 신체 통제력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무용수들은 팔을 들어 올리는 것만큼이나 쉽게 다리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다. 또한 복잡한 공중돌기와 텀블링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통제력은 무용의 기초이며 유연성, 힘, 균형감, 평정심을 포함한다.

루나는 6살 때부터 무용을 했고 어려운 자세를 구사할 수 있도록 매일 스트레칭을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합니다. 유연성은 연습을 통해서만 향상될 수 있거든요. 잠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계속 해야 합니다. 모든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보상을 받게 되죠.”

무용수의 유연성에 대한 추구는 끝이 없다. 꾸준히 연습하면 양적인 연습은 질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루나는 이를 관절과 힘줄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연성과 더불어 근력과 지구력도 필수 요소이다. 첫 번째 단계는 근육을 훈련시켜 동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무용수는 기술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 계속해서 반복 연습을 한다. 미묘한 변화는 중국고전무용의 섬세한 특성과 독특한 매력을 이끌어낸다. “매일 같은 동작을 반복할 때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예를 들어 어떤 근육을 사용해야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더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지 등등 생각을 많이 하죠.”

루나는 오랫동안 무용을 공부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매일 매일, 해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씩 기술을 쌓아가는 것이죠. 많은 의지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의지력은 꾸준한 연습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요구되는 집중력으로도 나타난다. 그녀는 2020년 전체 투어가 취소되기 전 마지막 공연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팬데믹으로 관객이 너무 적어서 조금 슬펐고 마음도 평온하지 않았어요. 저는 주연 무용수로 중국식 등불을 머리 위로 들고 포즈를 취해야 했어요. 그런데 앞에 있던 동료 무용수가 약간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당황했고 평소처럼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녀는 좌절감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관객들에게 사과했다. 잠시 후 루나는 인상적인 솔로 연기를 선보였고 관중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너무 감동적이었요! 관객들은 제 실수에 언짢아하지 않고 오히려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루나는 새로운 차원의 의지력을 갖게 되었다. “무용수로서 일단 무대에 오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합니다. 긴장과 공포심을 잘 다스리고 공연을 완성하는 데 전념하여 관객에게 최상의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션윈 공연을 보는 행운을 누린 사람들은 무용수, 음악가, 그리고 무대 뒤에서 아름다움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전념하는 많은 다른 예술가들에게서 이런 결연함을 느낄 수 있다. 션윈 공연의 오프닝 작품에는 발아래 구름이 깔리고 찬란한 사원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천상의 세계를 누비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장엄한 부처, 불멸의 도가 선인들, 신성한 존재들이 춤과 음악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경이로움이 오감을 압도하고 관객을 세속에서 초월하게 한다. 혼란스러움과 걱정은 사라지고 진실과 아름다움만이 남는다. 예술가들과 관객이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는 순간이다. 션윈의 아름다운 장면은 투어버스가 다음 도시로 떠난 후에도 오래도록 남아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나타나 밝은 에너지로 안개를 걷어낸다. 이것은 많은 관객들의 경험이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춤을 추는 루나 위와 같은 모든 예술가들의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