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WHISPERS(스테이지 위스퍼스): 션윈
코럴 드루앵 (CORAL DROUYN)
션윈 공연에는 "다른 세상의 것", 심지어 마법같은 어떤 것이 있어 알파벳 E로 시작하는 다음과 같은 형용사를 생각나게 한다: 완벽하고 (exquisite), 신비롭고 (ethereal), 탁월하고 (excellent), 심오하고 (esoteric), 흥미진진하다(exciting)
물론 션윈은 첨단 오디오 비주얼 효과와 컴퓨터 생성 이미지가 결합된 공연으로, 쉬건제와 그의 팀에게 그 공이 있다. 이 같은 세트 디자인과 디지털 영상은 아주 비싼 영화의 거대한 스크린을 제외하고는 이전에는 보지 못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공연의 순수성이 있다. 어떤 교묘한 장치나 눈속임 없이 탁월한 재능과 더불어 믿기 어려울 정도의 훈련과 정확성이 있다. 손 동작, 회전이 하나처럼 움직이고, 모든 아라베스크가 같은 높이에 있다. 진정 숨이 멎을 듯하다. 많은 발레단들이 뛰어난 테크닉과 함께 션윈 무용수들의 훈련 방식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부분 현대 공연들이 지닌 현란함과는 거리가 먼 천진함과 순수함, 문화 존중이 담겨 있다.
첨단 기술과 옛 중국 무용 (텀블링과 곡예를 포함하는)의 결합이 션윈을 더욱 특별한 공연으로 만들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무용수들이 말 그대로 무대에서 사라졌다 구름과 배경 속으로 날아오르고 다시 날아서 무대에 나타나는 효과뿐만 아니라 질감과 색채의 콜라주이기도 하다. 의상은 놀라운 색채의 결합으로 맛있는 셔벗을 생각나게 한다—피스타치오와 옅은 라벤더, 강렬한 오렌지와 진한 민트,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색채들이 정말 멋지게 맞물린다.
프로그램은 모든 아름다움을 간직한 역사적인 클래식 무용과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익살, 그리고 현대 중국에 대한 소신있는 표현(정치 선전이 아닌 정신 승화적 관점으로 본 실화에 대한 이야기니 걱정하지 말 것) 등을 담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미셸 런이 안무를 맡은 '한나라 소매춤'이다. 여성 무용수들 의상의 놀라운 긴 소매가 예술 체조에서의 리본과 같은 역할을 한다. 12명 무용수의 그 배수가 되는 소매가 완전히 하나로 굽이굽이 흐르는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워 숨 쉬기조차 어렵다. 비슷한 작품 '하늘높이 나는 손수건'은 미셸 런과 천융자가 안무를 담당했다. 여기서도 무용수들이 단순한 천 조각으로 묘기를 펼치는데 모든 프리스비를 완전히 보잘 것 없이 만들어 버린다.
'손오공이 사악한 마법사와 싸우다'라는 이야기는 오디오 비주얼 효과를 완벽히 사용하고 있으며 '헌신'은 사랑과 헌신을 정신적 수준으로 승화시킨다. 실제로 내가 공연을 볼 때 관객 중에 우는 이들이 몇 명 있었다.
수석무용수 천자링, 정다오융, 앨빈 쑹, 엘지 스, 빅토르 리와 카리스마를 가진 모디 모우 (시드니 태생이다)는 모두 클래식 무용으로 훈련을 받았으며 예술방면 최고의 기술을 지녔다. 마치 무대 위 출연진만으로는 부족한 듯, 션윈은 풀 오케스트라와 함께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서양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와 더불어 고대 악기의 독특한 소리를 전하는데 모든 오리지널 작품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린자치가 침착하게 연주가들을 지휘하며, 린다왕의 얼후 솔로는 다정다감하다.
션윈에는 좋아할 것들이 너무 많아 서구 관객들에게 맞췄으면 하는 요소를 언급한다면 참으로 무례한 일일 것이다. 비록 티켓 가격은 높지만 (션윈은 비영리단체다) 높은 수준의 엔터테인먼트이다. 어디서 80명이 넘는 무용수와 음악가가 이처럼 모범이 될 만한 탁월한 수준으로 자신들의 전부를 주는 것을 볼 수 있겠는가?
무대의 힘은 항상 나를 감탄하게 하고, 이 두시간 공연에서 우리는 삶을 긍정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지막 막이 내린 후에도 오래도록 남을 경험이다.
"Stage Whispers(스테이지 위스퍼스)"는 호주와 뉴질랜드 공연예술을 다루는 격월간 잡지입니다.
2018년 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