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홀 무대를 다시 찾는 솔로이스트 피오나 정

올 가을 션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뉴욕 카네기홀 등 북미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최고의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서양 클래식 명곡과 함께 고대 중국의 선율을 담은 션윈 오리지널곡들로 흥미진진한 새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 콘서트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나 정이 솔로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다. 지난 해 카네기홀에서 데뷔무대를 가진 그녀는 이번 무대에서 카미유 생상스의 유명한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스’를 들려준다. 조용히 리허설을 관람하며 중간 중간 이 겸손한 거장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Q: 처음부터 시작해볼까요? 언제 바이올린을 시작했는지, 그 계기는?

정: 사실 세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었어요, 하지만 잘 하지는 못했죠. 바이올리니스트셨던 아버지는 제가 바이올린을 배우길 바라셨고, 그래서 다섯 살에 바꿨어요. 그런데 꽤 잘해서 이후로 바이올린을 하게 됐죠.

어려서부터 테크닉이 매우 뛰어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아이 때부터 파룬따파(法輪大法) 수련을 한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파룬따파는 “진(眞), 선(善), 인(忍)”을 근본 원리로 삼는 고대의 명상수련법입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잡념이 사라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죠. 또, 연주할 때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파룬따파를 시작한 것은 3학년 때인데, 다 방면에서 제 인생에 영향을 주었죠. 예를 들면, 성적도 좋아졌고, 바이올린 실력도 정말로 향상되었어요.

사람들은 흔히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고 하죠. 저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작품과의 교감은 그것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천부적인 재능”이란 말도 있듯이, 예술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도덕적 품성을 함양하고 끊임없이 정신적인 영역을 향상시킬 때, 마치 신이 인도하듯 그의 작품수준도 또한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Q: 공연하는데 특별히 주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 저는 항상 음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느꼈어요. 어렸을 때 몸이 좋지 않으면 음악을 들었는데 그러면 항상 좋아졌어요. 제 생각에 최고의 음악이란 기술과 정확성에 따른 것은 아니에요. 최고의 음악은 연주자의 정서와 교감하고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어야 하죠. 그래서 연주자는 가슴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해요. 내밀한 생각들을 수천 명 관객에게 기꺼이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진실함이 가장 중요해요.

Q: 지난 해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곡에 대해 설명한다면?

정: 저는 보통 이 곡을 세 파트로 나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번째 파트를 강렬함이라고 설명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무력감과 슬픔이 더 크다고 봐요. 두 번째 파트는 더 자유로운 리듬과 다른 분위기로의 전환이고요. 마지막 알레그로 파트는 들뜬 마음에 즐거운 춤을 그려봅니다. 사실 어렸을 때는 치고이네르바이젠을 이 세 번째 파트의 생동감 때문에 가장 좋아했었는데요. 요즘은 제 내면을 투영하는 것 같아 두 번째 파트를 더 좋아합니다. 보통은 이 곡을 연주하기 전에 친한 친구와 같은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을 상상해요.

사실 이 작품은 저에게 매우 개인적인 의미가 있어요. 이 곡은 제가 중국에 있었을 때의 일을 생각나게 합니다. 세 살 때, 할머니가 파룬따파를 수련하기 시작하셨죠. 할머니는 우리 가족의 제일 어른이셨어요. 그분은 잔병을 많이 앓으셨는데, 고혈압이 있거나 엉덩이에 잔뜩 부스럼이 나거나 하셨죠. 하지만 이 수련을 시작하시고서는 신기하게도 이런 병들이 다 사라졌어요. 가족들도 이런 변화를 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전부 파룬궁(法輪功)을 수련하게 됐죠.

하지만 1999년 중국공산당이 전국적으로 강력탄압을 실시하면서 파룬따파 수련자들에 대한 박해를 시작했어요. 2006년에는 공안들이 집에 들이닥쳐 모든 파룬따파 서적들을 몰수하고 어머니와 할머니도 붙잡아갔습니다. 어머니와 할머니는 고문과 박해로 15일 만에 차례로 사망하셨어요.

그 후, 아버지와 저는 항상 박해를 피해서 계속 옮겨 다녀야 했습니다. 마치 사라사테가 치고이네르바이젠을 작곡하는데 영감을 얻었던 집시들처럼 말이죠. 저는 잡혀갈까봐 항상 겁에 질려있었고, 왜 중국공산당 정부가 우리를 이렇게 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진선인”을 믿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요? 왜 무고한 사람들을 박해하는 거죠?

그 이후로 저는 운 좋게 미국으로 건너올 수가 있었고, 삶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자유세계로 넘어 온 후에도 처음 6개월간은 박해당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경찰차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어요. 제 방에서 혼자 명상을 할 때조차 창문의 블라인드들을 모두 내렸고, 공원처럼 공개된 장소에서 파룬따파 연공을 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미국에 온 뒤로 커튼을 열게 되기까지 반년이란 시간이 걸린 거죠.

그래서 저는 이런 일들을 다 겪은 터라 이 작품에 더 강한 교감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Q: 션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순수 클래식 명곡과 중국풍의 션윈 창작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그 둘 사이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 글쎄요, 발레와 중국 고전무용의 차이점만큼 크죠. 중국 고전무용은 섬세하면서도 인간의 감정을 대단히 생생하게 전달하는데, 전통 중국음악도 매우 비슷합니다. 중국음악에서는 매우 세밀하고 미묘한 감정을 볼 수 있는 반면, 서양음악에서는 좀 더 풍성하고 웅장함을 볼 수 있죠. 저는 두 음악 스타일 모두 굉장히 좋아해요.

Q: 션윈의 중국선율이란?

정: 전통 중국문화가 서서히 자취를 감춰가고 있지만, 저는 션윈이 하는 것과 같이 진짜 중국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들은 여전히 어떤 청중에게도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 곡들은 이 시대에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에게 고대 중국에 대한 친밀감을 주죠. 저에게는 초기 불가와 도가의 가르침, 그리고 고대인들의 신에 대한 믿음을 생각나게 해요. 매우 신성한 느낌이죠.

Q: 카네기홀에서 독주 무대를 가진 소감은?

정: 물론 카네기홀에서 공연하는 것은 음악가로서 큰 기쁨이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느 장소에서 연주하는가, 또는 누구를 위해 연주하는가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카네기홀에 있든, 아니면 가족과 친구들과 있든,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것이에요. 마음으로부터의 연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과정이 제가 찾은 가장 만족스러운 일입니다.

Q: 무대에서 긴장한 적이 있는지?

정: 오, 그럼요. 저는 사실 매우 긴장해요! 어떠냐면, 주로 무대 뒤에서 나와 오케스트라 앞으로 걸어와서는 첫 음을 연주하기 전까지가 가장 긴장 되요. 일단 첫 음을 연주하기 시작하면, 음악에 몰입하기 시작해서 걱정을 멈추고 가슴이 하고 싶은 말을 관객과 나누는데 집중하죠.

연주할 때 저는 항상 평온해지려고 노력합니다. 과거에는 무대에 오르기 바로 전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위해서 미친 듯이 연습을 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연주에 앞서 마음을 조용히 하려고 애쓰면서 명상을 합니다. 이것은 마지막까지 연습에 몰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죠. 제 음악을 더 힘 있게 만들어주고, 음표 하나하나마다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Q: 어린 음악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제 스승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항상 최선을 다할 생각만 하라. 그러면 다 잘 될 것이다.” 그 말은 진심을 다해 음악을 연주하는 데만 집중하고 다른 것은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죠. 연주한지 얼마나 오래되었든 상관없이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열정을 잃지 말고 항상 열심히 노력하세요.

Q: 올해의 프로그램에서 기대하는 것은?

서양 클래식 곡은 클래식음악을 자주 듣지 않는 사람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선정했어요. 션윈 곡들도 마찬가지인데, 베이징의 자금성처럼 이런 곡들은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내뿜어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아주 즐겁고 색다른 콘서트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이외에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는지?

네, 관객 분들이 콘서트 중에 느끼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어떤 것이 있어요. 션윈 음악가들 대부분은 파룬따파를 수련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진선인” 원리에 따라 수련함으로써 우리가 더 나아지기를 갈망하죠. 또 음악 연주를 통해 희망과 연민의 메시지를 널리 전하길 바라는데, 우리 관객 분들도 이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