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선율
올 가을, 미국, 캐나다, 일본, 타이완의 유명 콘서트홀 곳곳에 고대 문명의 장엄함과 신비로움이 다시 찾아온다. 전통 중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 편성을 완벽히 결합한 션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잃어버린 세계의 아름다움, 전설, 그리고 역사를 깨우고, 5,000년 문명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9월과 10월, 카네기홀, 케네디센터, 도쿄오페라시티 공연을 포함, 17개 도시를 순회하게 된다. 새 프로그램에는 각 조대의 선율에서 영감을 얻은 오리지널 창작곡들과 캐논 형식의 클래식 곡들, 그리고 세계 탑 클래스의 중국인 거장들의 단독 무대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션윈 소프라노 겅하오란도 있다. 떠오르는 샛별을 이미 넘어선 그녀는 현재 매년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어느 상쾌한 아침, 뉴욕 오렌지카운티 한 중턱에 자리 잡은 션윈예술단 본부에서 어느덧 4회째 카네기홀 무대에 서게 된 그녀를 만났다.
Q: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겅: 아주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라디오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는 저도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죠. 엄마가 여러 합창단에 저를 참가하게 하셨는데, 시 단위도 있었고 성 단위도 있었어요. 나중에 저는 더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예술고등학교에 갔고, 음악원에서 대학교육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성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은 2009년 뉴욕에서 열린 NTDTV 주최 국제성악대회에 참가해 1위를 한 일이었어요.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션윈에 솔로 성악가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위대한 성악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겅: 노래를 올바로 부를 줄 알아야 하고, 훌륭한 통찰, 그리고 관중을 휘어잡는 힘이 있어야 해요.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죠. 피상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써야 합니다.
무대 위에서 제가 노래의 의미를 느끼고, 그 분위기에 몰입하면, 감정들이 제 안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가사 곳곳에 대한 어떤 동작이나 표현을 계획하지 않아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나오죠.
예술가로서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청렴결백한 삶을 사는 것이죠. 만약 무대 뒤에서는 가식적이라면, 무대 위에서 어떤 진실성도 표현해낼 수 없을 거예요. 내보내는 소리와 정서가 순수할 때, 그 노래가 듣는 이들을 진정으로 감동시킬 수 있을 겁니다.
Q: 션윈 성악가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있나요?
겅: 우리는 가장 전통적인 발성법으로 노래합니다. 과거 전통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사용된 창법과 같은 것이죠. 오늘날의 벨칸토 창법은 초기 형태에서 많이 변형된 것으로 이것과는 다릅니다.
션윈 소프라노는 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훈련하는데, 이는 소리를 내고 발음하는 데 쓰는 성대의 위치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물론 가사가 중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숙달하는 것도 더 어렵죠.
전 세계적으로 이런 성악 발성법은 쇠퇴하는 추세입니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오페라는 고유의 전통적인 성악발성법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전통문화와 전통예술의 쇠퇴를 가져온 사회변화에 따라 이런 정통 기법들은 사라졌죠. 어린 시절 중국가극원에서 배웠던 창법은 현대적인 기법이었어요. 션윈에 와서야 이전 제 성대 위치가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죠.
우리 예술 감독은 이전에 사라진 전통 벨칸토 창법의 대가입니다. 그가 정통 오페라 창법으로 우리를 훈련시켰기 때문에 우리가 무대에서 이런 사라진 예술을 모두와 같이 나눌 수 있게 된 것이죠.
예술가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저는 이 일에 참여하게 되어 대단히 운이 좋았다고 느껴집니다. 최선을 다해 이 잃어버린 예술을 청중에게 보여주는 데 동기부여가 되었죠. 사람들은 종종 우리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다른 사람이 부르는 노래와 다르게 들린다고 합니다. 다르지만 바르다고 느껴진대요.
Q: 어떤 사람들은 성악이 거울처럼 당신의 영혼을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겅: 노래를 부르는 일은 가장 내밀한 세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공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션윈과 함께 공연하면서 꽤 많이 경험했습니다.
몇 년 전, 공부를 끝내고 중국에 돌아가 일을 시작했을 때, 저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보다는 주로 기교를 향상시키고 곡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데만 치중했었어요.
하지만 션윈에 합류한 것은 예술가로서 큰 전환점이었죠. 이곳 션윈에서 우리는 고대에 뿌리를 둔 ‘파룬따파(法輪大法)’라는 정신적인 명상수련법을 연마합니다. 우리는 이를 ‘자기 수양’이라고 해요. 여기서 저는 명상을 하며 도덕적 품성을 제고하려 애를 씁니다. 우리는 매일 이렇게 하죠. 거기에 더해 매년 전 세계를 순회하며 100회가 넘는 공연도 하고 있어요. 제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값진 경험이자 극도로 성취감이 큰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제가 예술과 예술을 통해 추구해온 일종의 진실에 대해 좀 더 깊이 반영해 낼 수 있게 합니다. 제가 깨닫게 된 것은, 다소 예상 밖일 수 있는데,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할 때 청중들이 가장 감동받는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청중을 어떻게 해서든 정서적으로 감동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노래하지 않습니다. 구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런 것은 사실 자연스럽고 훨씬 강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저는 이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며, 이는 자기 수양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Q: 이런 개념의 수련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션윈에 합류하면서인가요?
겅: 사실 아닙니다. 처음 접한 것은 어렸을 때 중국에서였어요. 그때 조부모님은 파룬궁(法輪功)이라고도 하는 파룬따파(法輪大法)를 수련하셨어요. 특히 할머니는 온갖 병치레를 하셨는데 파룬궁을 수련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180도 달라졌죠. 할머니는 활기가 넘쳐 그동안 받아오던 수많은 약을 처방받을 필요가 없어졌어요. 이것이 90년대 초의 일이었는데, 중국에서는 파룬따파가 점점 더 인기가 있게 되었죠. 이른 아침 공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연공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었어요.
그러다 1999년, 중국공산당이 파룬궁을 금지하고 수련자들을 박해하기 시작했는데, 정부가 왜 그러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였지만 저에게도 수련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고 ‘진(眞)·선(善)·인(忍)’ 수련 원리를 따라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도 인생에 따라 졸업도 했고 일도 시작했고... 하지만 몇 년 후 해외로 나오면서, 줄곧 저를 괴롭히던 박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환경이 되었고, 그제서야 제가 정말 원했던 것으로 자연스레 이끌려 들어갔습니다.
삶의 의미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다들 각기 다른 답을 내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어떤 이들에겐 즐기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들에겐 열심히 사는 것일 수도 있으며, 또 어떤 이들에겐 유산을 남기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과거의 많은 신앙들이 이런 관점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으로 태어난 자체가 이미 매우 큰 행운이며, 정신적인 지도자와 수련방법을 얻을 기회를 가진 것은 더욱 드문 일이라고요. 윤회를 믿는다면, 수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그런 것이죠. 그래서 수련을 통해 저는 저의 도덕적 품성을 높이고, 부족한 점을 향상하며, 더 높고 아름다운 영역으로 저 자신을 상승시키려고 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전부이자 제가 이 세상에 온 이유입니다.
제가 공연하는 많은 곡들의 가사는 이런 원리, 인생의 의미,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만약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가사 속에 담긴 이런 개념들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Q: 그러면 수련과 노래하는 것 사이의 이런 관계가 공연에서는 어떻게 표출되는지요?
겅: 글쎄요, 어떤 점에서 그것은 방금 언급한 것인데, 저는 어떻게 해야 잘 부를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가에만 집중하곤 했었어요. 사실 노래하면서 아주 많은 것들을 생각했었죠. 수련을 시작하고서 노래할 때 마음을 조용히 한 뒤로는 단상이 점점 덜 떠오르는 것을 발견했어요.
또 다른 점에서 저는 목소리, 특히 음색에 어떤 힘이 실려 있다고 믿어요. ‘진선인’ 원리에 따르려고 노력하는 수련자와 마찬가지로 제가 진심으로 노래할 때 발산되는 에너지는 이전과는 다릅니다. 더 온화한 것이며, 청중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합니다.
Q: 사람들은 흔히 당신의 목소리에 대해 “힘이 있다”, “감동적이다”고 하는데, 비결이 무엇인지요?
겅: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에 대해 들어봤을 겁니다. 중국어로도 비슷한 표현이 있는데요. 타고난 재능을 ‘천분(天分, tian fen)’이라고 하는데, 하늘에서 내렸다는 뜻입니다.
Q: 노래할 때 무슨 생각을 하세요?
겅: 처음 가사를 볼 때 단어 하나하나를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신 노래가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요지를 파악하려고 하죠. 몇 번 가사를 따라 불러본 다음에야 더 깊은 단계가 이해되기 시작해요.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습을 반복합니다.
연습할 때 만약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절대로 노래를 잘 부를 수 없어요. 좌절감이 들면 제 목소리가 아주 못나게 들리죠. 먼저 자신을 가다듬지 않으면 한 발짝도 더 나갈 수가 없습니다.
공연할 때는 시작하기 전에 긴장을 풀려고 노력합니다. 걱정을 내려놓는 거죠. 관념을 버리고, 제가 노래 부르는 목적을 다시금 상기하고, 그 외의 것에 대한 생각은 모두 지웁니다. 그리고서는 무대 위에선 딴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요.
Q: 과거 션윈과의 협연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나요?
겅: 아주 많죠! 가끔 공연장이 아주 밝을 때면, 무대 위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여러 번 목격했지요. 바로 앞에서 이런 일이 있게 되면 볼 때마다 아주 감동받습니다.
Q: 션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겅: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가진 주요한 장점 중의 하나는 바로 어떻게 중국악기를 서양 오케스트라 편성에 포함시켰는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장엄함과 뚜렷한 민족적 특성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전통적인 중국의 정신을 담아내는 이상적인 조합이죠. 하나 더, 관객들께서 중국악기를 정말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특히 얼후 같은 악기는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특별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점이 있는데 아마 정신적인 본질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이 오케스트라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독특합니다. 제 생각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더 높은 차원에서 우리 음악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음악은 인생의 의미라든가, 천상으로 향하는 길, 진실, 양심, 깨달음 등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관객과 우리 음악가들을 위해 이런 것들을 노래하고 공연하려 노력해요. 진심으로 당신의 내면에 호소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