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겨울 공연과 장갑

무용수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유연해야 한다. 특히 월드투어 중에는 공연 중에 의상을 바꿔 입는 횟수만큼이나 자주 호텔을 옮겨 다닌다.

매일 다른 관객들을 만나고, 매주 다른 도시에서 공연하고 매달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 

육로로 항공으로 뱃길로 국경을 넘어 여행하는 것은 완전히 모험가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모험가들처럼, 나는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세계의 사람들과 중국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을 말이다.

올해 우리 예술단의 월드투어는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는 추운 겨울 북쪽지역에서 시작됐다.

나는 추위를 예상해서 반드시 필요한 소지품인 장갑, 목도리, 귀마개, 핫소스병(보온병)을 챙겼다.

날씨가 너무 추워졌을 때, 내가 먹는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매콤한 소스 한 병으로 따뜻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세계각지를 여행하면서, 꼭 필요한 것만 꾸려서 가볍게 여행 다니는 것이 최상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 장갑은 외투 주머니를 집 삼았고, 목도리는 여행베개처럼 두 겹으로 접혀 있으며, 귀마개는 안대와 함께 놓여있고, 핫소스병은 심미적 매력을 뿜어낸다. (유리로 만들어진 핫소스병은 캐나다의 재활용 정책에 유익한 기여를 할 것이다.)

몬트리올에서 공연하는 이틀 동안, 우리는 겨울 맹추위가 기세를 부리는 이 곳에 다채로운 즐거움의 불꽃을 피울 것이다.

나는 머물던 자리에서 아늑함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지만, 무대에서처럼 삶에서 모든 것들은 제 자리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았을 때 공연은 매끄럽게 진행되고 매번 공연은 모험가로서 내 탐험 세계로 가까이 가는 길이 된다.

나는 옷과 핫소스로 단단히 무장하고 굳은 결의를 갖고 이번 겨울 공연을 정복할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