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캘리포니아
우리는 아침 일찍 샌디에이고를 떠나 9 시간을 운전했다. 운전 중, 멕시코에서 영감을 받은 토스카나풍의 집들과 거대한 모래언덕이 수마일이나 이어진 길을 지났는데, 마치 션윈 작품 “서북의 고수들” 무대배경에 나온 언덕을 연상케 했다. 주유를 위해 휴게소에 잠시 멈추었을 때, 아스팔트에서 발산되어 나오는 열기가 꼭 오븐 속인 것 같았다. 역시 뜨거운 태양이 빛나는 캘리포니아다!
평소 먹던 몽고식 바비큐와 기름진 볶음 요리로 저녁 뷔페를 마친 후, 우리는 친숙한 시티즌 호텔에 도착했다. 1월에 머물렀던 이 호텔은 캘리포니아 주 국회의사당 앞에 위치한 곳으로 정치를 주제로 한 부티크 호텔이었다. 내부에는 주제에 맞게 정치를 풍자한 장식들이 많았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도 다음과 같은 인용구가 많이 붙어있었다. "의회의 회기 중에는 어느 누구의 삶, 자유, 재산도 당연한 것은 없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
이곳은 극장 근처라 편하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호텔로부터 5달러짜리 호텔레스토랑 전용 기프트 카드를 받아 고급 블랙커런트 스콘을 두어 개를 먹은 일이다. 호텔 수건 등의 세탁횟수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면 이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제작진은 7시 45분에 출발해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에는 낯익은 사람들이 보여 좋았는데 특히 무대 감독 이름이 켈리라 더 좋았다. 이번에는 무대 설치 작업이 훨씬 빨라졌다. 먼저 바닥작업을 끝내 플랫폼 설치를 더 빨리 할 수 있었다.
휴식 시간에 극장 건너편 국회 의사당 공원을 산책했다. 이 공원은400 에이커 크기로 푸른 초목들 위로 우뚝 솟은 캘리포니아 대표 야자수와 역사적 기념물, 그리고 영감을 주는 동상으로 둘러싸여 있다. 당장 따먹어도 될 만큼 잘 익은 오렌지가 탐스럽게 달린 나무도 있었다. 동료인 사회자 리샤이 레미쉬가 나무 위로 신발을 던지며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마침내 오렌지 하나를 땄다. 새똥 등 온갖 것이 묻은 그야말로 유기농 과일이었다. 하지만 슈퍼마켓에 있는 것보다 훨씬 과즙이 풍부하고 신선함이 가득했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우리는 미국의 독립일에 울렸던 자유의 종 모형을 보았다. 조각에 새겨진 자유의 미덕은 어떤 강요나 억압도 없이 자유롭게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헤어져야만 했던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공연작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비록 이러한 이야기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는 거리가 먼 얘기처럼 보이지만, 오늘날 중국에서 일어나고있는 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첫 공연은 관객들로부터 이곳의 날씨만큼이나 따뜻하고 열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들은 매 작품마다 환호하고 소리질렀으며 재치 있는 멘트가 나올 때마다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의 밝은 미소를 보니 참 기분이 좋았다.
나는 공연 후 간식으로 제공받은 과일 스무디와 만두를 먹지 않기로 했다. 무대 의상을 입고 불편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이라면, 투어에서 가장 힘든 일이 이런 유혹을 뿌리치는 일 정도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교통편도 제안 받았지만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기 위해 정중히 사양했다.
긴 하루를 마치고 내 방 침대 위 액자 속 코끼리와 함께 꿈나라로 가는 시간이 참 반가웠다.
켈리 웬 (Kelly Wen)
사회자
2010년 7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