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공연이 끝나다
벌써 2011년 션윈 월드투어의 넷째 날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어제 오후, 첫번째 도시 댈러스에서의 공연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부터는 두 번째 도시 휴스턴에서 공연을 이어갑니다.
댈러스에 있는 AT&T 극장은 최첨단 공연장입니다. 오케스트라 대기실은 조명이 밝고 매우 넓습니다. 오케스트라 피트도 무대만큼 정말 넓습니다! 무엇보다도 극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천장인데, 이 천장에는 수십 개의 조명이 달려 있어 밤하늘에 별이 수놓아진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한 별빛에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듯이 마음이 차분해지고 고요해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특히 댈러스 관객들은 열광적이었습니다. 휴식 시간에 첫 번째 줄에 앉은 어떤 커플은 오케스트라 피트로 와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당신의 연주는 정말 멋져요. 우리는 엄청나게 즐기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또 한 번은 커튼콜 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던 중 한 남자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별 다섯 개! 별 다섯 개 짜리 공연이다!” 라고 외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쉬는 시간에 어린 소녀가 오케스트라 피트로 구경왔을 때입니다. 소녀는 예닐곱 살쯤 되어 보였지만, 똑부러졌고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며 우리를 가리켰습니다. 달콤하고 맑은 목소리로, "엄마, 이것 봐 이건 클라리넷이고 저건 플루트야,” "와, 여기 오보에가 있어! 바이올린이 왼쪽에 있으니까 아마 오른쪽에 비올라가 있고 뒤에 첼로가 있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소녀의 말을 듣고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오케스트라에 대해 무척 많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어린 소녀가 언젠가 저와 같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의 어렸을 적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저와 동갑이었던 동네 친구가 부모님과 함께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이것이 그와 음악과의 첫 만남이었고, 그는 그 날 바이올린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는 그 악기의 이름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그저 음악가들이 막대기 같은 것을 들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부모님께 이렇게 외쳤습니다. "저 막대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는지 배우고 싶어요! 저도 배우고 싶어요!"
그러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웃에 있는 다른 많은 부모에게 연락하여 자녀들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게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나에게 물었는데, 나는 '막대기 악기'가 쿵푸 영화에 나오는 멋지고 짜릿한 무기 같다고 생각해 흔쾌히 배워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나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내일은 휴스턴 첫 공연이 시작됩니다. 저는 이 ‘막대기 악기’를 통해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며 관객들이 중국 전통문화의 훌륭함을 진정으로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웨에 황 (Yue Huang)
바이올리니스트
2010년 12월 23일